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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뉴스레터] 할매니얼 콘텐츠, 그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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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자 2023-11-23 10:44:07

할매니얼 콘텐츠, 그 매력에 빠지다

한국의 역사와 헤리티지가 MZ세대의 새로운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하며 그들만의 ‘힙한’ 문화로 변모하고 있다. 뉴트로(New-tro)와 영트로(Young-tro) 트렌드가 젊은 세대의 일상에 뿌리를 내리며, ‘할매니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이제 시대의 문화 키워드가 된 할매니얼 콘텐츠. 그 매력을 확인해본다.


뉴트로 트렌드, 할매니얼 콘텐츠로 이어지다

2010년 이후 전 세대를 아우르며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레트로는 MZ세대가 재해석한 뉴트로(New-tro)로 한 단계 발전했다. 뉴트로란 레트로에 현대적 감성을 가미해 재창조하여 새로운 매력을 부여한 것을 뜻한다. 70년 된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으로 MZ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인 것도,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휠라(FILA)가 투박한 복고풍 신발을 선보이며 10대와 20대 소비자층을 확보한 것도 대표적인 뉴트로 마케팅 성공사례라 할 수 있겠다.

뉴트로 감성을 좇는 젊은 세대는 시니어 스타의 콘텐츠를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MZ세대의 롤모델로 떠오른 패셔니스타이자 일명 밀라노 할머니인 유튜버 ‘밀라논나’, 요리·뷰티 등을 주된 콘텐츠로 시니어 문화를 유쾌하게 전파하는 실버 크리에이터 ‘박막례’ 등은 본인 세대의 특수한 문화를 통해 젊은 세대와 친근하게 소통했다. ‘남들과 다른 나’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이런 시니어 스타의 매력은 유효하게 다가왔다. 자연히 할미룩(할머니를 연상시키는 패션), 할미입맛(할머니 취향의 입맛)을 자처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고, 이들은 소비와 놀이문화에서 그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그렇게 조부모 세대가 선호하는 입맛과 취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이에 따라 파생된 문화 전반을 의미하는 말, ‘할매니얼’이 탄생하게 됐다.

[사진1] 뉴트로 감성을 좇는 MZ세대는 시니어 스타와 할매니얼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김영사(좌), 위즈덤하우스(우)

‘약케팅’은 기본, 전통 먹거리를 찾는 MZ세대들

할매니얼 트렌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단연 식음료 시장이다. 조부모 세대가 즐겼던 전통 간식의 깊고 풍부한 맛을 재현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저트, 이른바 ‘K-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 디저트는 고소한 콩가루와 찹쌀, 조청 등의 식재료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할매니얼 트렌드에 매료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한다.

그중에서도 약과는 K-디저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약과를 구하는 것이 티케팅만큼 어렵다는 뜻에서 ‘약케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특히 다른 디저트류와 어울림이 좋아 다양하게 조합·변주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최근 쿠키·타르트·아이스크림·휘낭시에 등과 결합한 신제품이 다수 출시되는 추세다. CU와 압구정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가 협업해 출시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가 대표적 예다. 해당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CU는 <이웃집 통통이 약과라떼>, <이웃집 통통이 약과향 흑맥주>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약과를 연이어 선보이기도 했다.

약과를 필두로 각종 한과와 엿, 떡 등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누룽지와 뻥튀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유럽의 대표 디저트인 크루아상을 누룽지처럼 납작하게 만들어 구운 일명 ‘크룽지’가 이색적이다. 이디야커피는 2023년 가을 신제품으로 크룽지에 초콜릿 코팅과 토피넛을 더한 ‘토피넛 크룽지’를 출시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간 K-마카롱, K-핫도그 등 우리나라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랑받아온 것처럼 크룽지 역시 K-푸드로서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2] 오늘날 식음료 시장에는 약과·누룽지에 착안한 디저트 등 할매니얼 먹거리 열풍이 불고 있다

전통, 더 이상 할미 취향이 아닌 힙한 감성

할매니얼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2030세대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브랜드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세대다. 이들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며 체험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런 성향은 팝업스토어의 인기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할매니얼 트렌드를 즐기는 방식도 특별하다. 전통 콘텐츠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주입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로 ‘궁케팅’ 현상이 꼽힌다. 최근 MZ세대는 ‘궁케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치열한 궁궐 체험 티케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궁 체험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재재단의 ‘경복궁 생과방’과 ‘밤의 석조전’ 행사다. 이들 행사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와 문화를 심도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3] ‘경복궁 생과방’과 ‘밤의 석조전’ 행사에서는 우리 역사와 문화의 심도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한국문화재재단

경복궁 생과방 행사는 조선시대에 임금이 실제로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야금 소리를 배경으로 한국 전통 다과와 차를 시식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는 행사로 예매 오픈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밤의 석조전은 덕수궁 석조전 곳곳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고종 황제가 즐겼던 가베(커피) 그리고 서양 디저트를 맛보며, 대한제국 배경의 창작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고, 테라스에 위치한 포토부스에서 네 컷 사진도 남길 수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의 2022년 한국의집 기획행사 ‘고호재 클럽’도 MZ세대의 전통향유 양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의집 야외 마당(중정)에서 진행된 해당 행사에서는 전통예술공연 및 국악 디제잉쇼를 즐기는 것은 물론 전통한식주점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드레스코드로 전통 및 퓨전한복, 전통문양 및 그림이 있는 캐주얼룩이나 소품을 착용한 채 전통을 힙하고 새롭게 즐겼다.

[사진4] 2022 한국의집 <고호재클럽> 행사 현장 ⓒ한국문화재재단 한국의집

전통 스토리텔링부터 한글까지, ‘한국다운 것’을 널리 알리다

할매니얼 콘텐츠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전통적 배경과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를 비롯하여 신화나 민담, 전설과 같은 고유의 이야기를 현대적 맥락으로 재해석하여 브랜드의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하거나 새로운 상품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다.

한 예로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은 올해 조선 배경의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를 업데이트했다.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MMORPG에서 한국적 매력을 살린 지역이 추가된 것은 이례적 사례다. 이전까지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한 게임 콘텐츠의 대부분이 소규모거나 이벤트성에 그쳤다는 점에서 펄어비스의 시도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설화를 모티브로 기획된 모험 요소가 가득한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활용해 브랜드를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제로슈가 소주 <새로>는 신화·전설 속 존재인 구미호를 마스코트로 하여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로구미’라는 이름의 해당 캐릭터와 소주 ‘새로’의 세계관 관련 유튜브 조회수는 800만 회를 훌쩍 넘었고, 지난 9월 출시 1주년 기념으로 열린 ‘새로 02-57 동굴’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평균 1,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릴 정도였다.

[사진5] 검은사막의 신규 업데이트 ‘아침의 나라’ 홍보 이미지(좌), 새로 소주 세계관 유튜브 영상(우) ⓒ펄어비스(좌), 롯데칠성음료(우)

단순히 조부모 세대의 취향을 뜻하던 할매니얼 트렌드는 이제 우리 고유의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 의미와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오랜 건축양식, 공예품, 복식과 심지어는 우리말, 즉 한글도 소비자가 열광할 만한 콘텐츠로 기능하는 시대다.

한국과 스위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개발된 서체 <쓔이써60>이 눈에 띄는 사례다. <슈이써60>은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폰트 헬베티카의 한글 버전으로, 텀블벅 펀딩 진행 결과 3일 만에 목표액 167%를 달성하고 최종적으로는 후원자 278명, 목표액의 361%를 달성하며 열렬한 성원을 얻은 바 있다. 해외 셀러브리티가 한글 타투를 하고, 세계적 명소 곳곳에서 한글을 발견할 수 있는 오늘날 이러한 프로젝트는 할매니얼 트렌드와 K-컬쳐를 사랑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자부심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사진6] <슈이써60> 볼드 서체 그리고 스위스와 한국을 상징하는 딩벳 ⓒ한글타이포그라피학교

무궁무진한 역사적 이야기가 잠들어있는 부산, 할매니얼 콘텐츠로 기회를 잡을 때

할매니얼 트렌드 속에 부산시와 우리 지역의 기업들은 독창적 콘텐츠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이다. 먼저 MZ세대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음료 분야에서 부산의 전통 먹거리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예로 부산의 길거리 음식하면 떠오르는 ‘가래떡 떡볶이’는 오늘날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통가래떡 떡볶이를 모티브로 한 밀키트 제품은 부산의 맛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관련해 남포동시장 할머니의 손맛과 그 시절 추억을 담아낸 프랜차이즈 ‘할머니가래떡볶이’는 2022년 <할머니가래떡볶이> 밀키트를 출시, 온라인 유통채널 확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풀무원, 면사랑 같은 대형 식품 기업들도 통가래떡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적 특색을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기업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할매니얼 트렌드의 대표적 양상으로 나타나는 구황작물 관련 제품 소비의 증가는 부산 조내기 고구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외부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조선통신사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가져와 최초로 이를 심은 시배지로서 영도구는 그간 조내기 고구마의 관광 브랜드화에 앞장서 왔다. 조내기 고구마 역사공원 초입의 선생조고매는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에 위치한 이색 카페로, 고구마를 활용한 현대적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7] 부산 영도구 선생조고매 카페의 대표 메뉴와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한편 부산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콘텐츠 산업에서도 주목할만한 사례가 나왔다. 바로 우리나라 전통 요괴를 테마로 캐릭터를 개발하여 다양한 분야로의 미디어믹스를 추진하고 있는 화화 스튜디오다. 이들은 그간 대표 IP ‘묘신계’를 중심으로 요괴 도감 시리즈이자 세계관 설정집인 <묘신계록>, 만화책 <묘신계 요괴전(아동출판 브랜드 미래엔아이세움 출판)> 등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2022년 숏폼 애니메이션인 <묘시의 전설-외전> 시즌 1을 대교어린이TV에서 방영한 데 이어, 올해 12월에는 시즌 2를 새로이 방영할 예정이다. 부산의 콘텐츠 기업이 우리 전통 이야기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방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사진8] 전통 문헌에서 찾아낸 한국 요괴들의 이야기를 색다르게 담아낸 요괴 도감 시리즈이자 세계관 설정집 <묘신계록> ⓒ화화 스튜디오

부산은 동래(東萊)의 오랜 역사로 시작하여 근현대사의 질곡이 얽힌 역동적 공간이며, 이에 파생되는 수많은 스토리텔링 요소와 전통 콘텐츠가 잠재된 곳이다. 나아가 영화·영상, 게임, 웹툰, 출판,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 K-콘텐츠의 중심지로 기능하는 글로벌 문화콘텐츠 도시를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 소비 풍조를 넘어 문화이자 정서적 자산이 된 할매니얼 트렌드 속에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와 오래된 가치에 관심을 두고, 다방면의 문화콘텐츠를 지속하여 개발·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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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