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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뉴스레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브랜드 굿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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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자 2024-09-19 12:17:27
COLUMN+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브랜드 굿즈의 세계
이른바 굿즈 전성시대다. 단순한 재미 요소로 존재하던 굿즈는 이제 사라지고, 기업부터 공공기관, 지자체와 도시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에서 브랜드 경험을 확산하기 위한 매개체로 굿즈를 선택하고 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전략이 된 굿즈. 요즘 기업들이 굿즈로 브랜딩하는 방법을 살펴보고, 브랜드 굿즈의 본질적 역할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우승우
더워터멜론 공동대표
<창업가의 브랜딩>,
<작지만 큰 브랜드>,
<끝도 경계도 없이> 등 저자
h@thewatermelon.com
백우수
더워터멜론 BX그룹 선임 매니저
woosu.paik@thewatermelon.com
브랜드 경험을 안팎으로 확장하다
브랜드 굿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로 K-POP이나 IP 산업에서 언급되던 ‘굿즈’가 어느덧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한 가지 도구로 자리 잡은 듯하다. ‘올해의 굿즈’를 심사하고 발표하는 비즈한국의 ‘Object x Prize’라는 어워드도 올해 2회를 맞이했다고 하니 브랜드 굿즈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아진 때가 지금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굿즈 대중화의 시작에는 대기업의 활동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폐지폐로 만든 돈기운 가득한 베개인 하나은행의 ‘머니드림’이나, 혼술 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왔다고 평가받는 청정원 안주야의 ‘혼술 선풍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지루하지 않은 굿즈, 브랜드 캠페인과 연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굿즈로 주목받았던 사례다.
이제 대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스타트업 등에서도 활발히 브랜드 굿즈를 만들고 있다. 브랜드 굿즈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는 높아진 소량 생산 접근성, 팝업 스토어에서의 경험을 완성하기 위한 용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한 비용 투자 부담 감소, 취향을 토대로 하는 브랜드 팬덤의 중요성 대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측해 볼 수 있다.
브랜드 굿즈가 주목받는 가장 주요한 이유를 하나만 꼽는다면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의 중요성 증대’를 들 수 있다. 근래에는 수익 모델이 안정화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마케팅팀 외에 브랜드 경험팀을 별도로 꾸린 사례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경험’ 단에서 브랜드를 차별화하며 이를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브랜드 굿즈가 형성하는 브랜드 경험의 대상자는 크게 외부(고객)와 내부(직원)로 나뉜다.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유지하기 위한 수단은 ‘팬덤 굿즈’다. K-POP 산업에서 팬덤을 대상으로 아티스트의 굿즈를 판매하는 형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브랜드와 팬의 관계로 놓고, 팬들이 즐기고 공유할 만한 기획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팬덤 굿즈는 홍보를 위해 나눠주는 일반적인 ‘판촉물’과는 구분된다. 1) 브랜드와의 연관성이 있는가, 2) 별도의 의도를 가진 ‘기획’이 포함되었는가를 팬덤 굿즈의 조건으로 볼 수 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식 플랫폼 뉴닉에서는 ‘지식’이라는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QUESTIONS NOTE〉 같은 노트나 각종 스테이셔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의 시트러스 전문 브랜드 귤메달에서는 ‘시트러스’라는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시트러스 팔레트 티셔츠를 판매한다. 뉴닉과 귤메달 두 가지 사례에는 모두 기획 의도가 있지만, 흔히 기념품으로 배포하는 판촉물에는 기성품을 포장해 제공할 뿐 별도의 의도가 없다.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만드는 브랜드 굿즈로는 기업에서 적지 않은 공을 들여 만드는 ‘웰컴 키트’가 대표적이다. 내가 속한 기업의 브랜드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것도 직원이고, B2B가 되었든 B2C가 되었든 고객과의 접점에서 그 브랜드를 전달하는 것 또한 직원이다. 직원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전하기도 어렵다. 웰컴 키트는 기업 문화와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를 직원에게 가장 먼저 체화할 수 있게끔 돕는 수단이다.
다시 스타트업의 예를 들면, 브랜드 빌더 아임웹은 누구든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웹 모듈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가져와 파우치 등을 자유롭게 탈부착할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 웰컴 키트에 담았다. B2B 올인원 AI 메신저 채널톡은 기업과 고객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는 브랜드의 철학에서 착안해 ‘카페 스몰 톡’이라는 원두를 만들어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외부 고객 대상의 팬덤 굿즈나 내부 직원 대상의 웰컴 키트는 브랜드의 경험을 형성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굿즈가 가지는 물성, 즉 만질 수 있고 직접 써볼 수 있는 것의 힘에 주목해야 할 때다.
굿즈에 진심인 스타트업들의 팝업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25일까지, 강남구 역삼로 창업가거리 내에 있는 기업가 정신 플랫폼 마루180에서 ‘마루콜렉트’ 16회차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팝업의 타이틀은 ‘필 쏘 굿즈(FEEL SO GOODS)’로, 굿즈에 진심인 스타트업의 팬덤 굿즈와 웰컴 키트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굿즈를 매개로 스타트업이 고객과 직원 대상의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였다.
참여 브랜드로는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기업가정신 플랫폼 ‘마루’를 비롯해 채널톡, 아임웹, 그리팅, 뉴닉, 디스콰이엇, 귤메달, 자기만의방 등 총 8곳이 함께했다. 팝업 관람객은 해당 스타트업의 임직원에게만 제공되는 웰컴 키트를 경험하거나, 온라인몰 등에서 활발하게 판매 중인 스타트업의 팬덤 굿즈를 관람하고 구매했다.
필 쏘 굿즈 팝업에는 스타트업과 스몰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를 중심으로 약 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관람객들은 굿즈를 구매하거나 ‘나만의 굿즈 만들기’ ‘나의 굿즈 취향 찾기’ ‘럭키 드로우’ 등의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브랜드별 콘텐츠를 일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올인원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은 인사 담당자를 위한 웰컴 키트를 전시했다. 단지 오피스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물건을 담는, 큐레이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간 점이 특징이다. 그리팅은 ‘Happy Greeting Day’라는 키 메시지를 두고, 각각의 굿즈를 의미화했다. 슬리퍼에는 ‘Let’s Start: 쉽고 가볍게 출발할 수 있도록’이라는 뜻을, 노트와 펜에는 ‘Draw Dream: 언제 어디서든 꿈을 멋지게 그릴 수 있도록’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리고 굿즈 기획과 디자인, 제작에 담긴 이야기를 블로그로 공유해 기업의 브랜드 경험을 확산하기도 했다.
이번 마루콜렉트 팝업의 참가자이자 주체인 ‘마루’는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기업가정신 플랫폼이다.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입주 스타트업 대상의 웰컴 키트를 제작해 왔다. 기업가정신을 일상에서 체화할 수 있도록 입주사에서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키트를 구성했다. ‘OPEN POSSIBILITES’ 등의 문구가 있는 연필, 양말, 에코백, 텀블러 등이 그 구성품이다. 탄소 절감 등 환경을 고려해 소재를 선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브랜드 굿즈란 이유 있는 딴짓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 브랜드 경험을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브랜드 굿즈를 만드는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브랜드 경험을 전달할 대상을 선택한다. (고객 또는 직원)
2.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토대로 기획 의도를 정리한다.
3. 브랜드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한다.
4. 굿즈를 대상에게 전달하며, 그 가치를 콘텐츠로 확산한다.
브랜드와의 연관성과 기획 의도가 있어야 단순 판촉물이 아닌 굿즈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작 비하인드와 스토리 등을 콘텐츠로 확산할 때 더 효과적인 브랜드 경험 확장이 가능하다.
브랜드 굿즈는 ‘딴짓’이되, ‘이유 있는 딴짓’이다. 시트러스 음료를 판매하는 귤메달에서 시트러스 팔레트를 담은 티셔츠를 제작해 솔드아웃을 달성한 사례나 기업가정신 플랫폼 마루에서 기업을 응원하는 브랜드 키트를 제작해 브랜드의 가치를 확장한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한쪽 발은 브랜드와의 연관성에 두고, 다른 한쪽 발을 움직여 브랜드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 브랜드 굿즈 만들기의 과정이다.
서두에 언급했듯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등에서도 브랜드 굿즈를 활발하게 만드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진흥원이 진행한 ‘부산 도시브랜드 굿즈 디자인 공모전’ 최종 수상작을 보면 좋은 굿즈가 가져야 할 요소를 두루 확인할 수 있다.
대상을 받은 ‘부산을 두드리는 키캡’은 부산의 명소를 키캡에 담아(연관성) 일상 속에서 부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기획 의도) 했고, 금상을 수상한 ‘부산 커피 굿즈’는 커피라는 도시브랜드의 자산을 가져와(연관성) 지도 등 여행을 가이드할 수 있는 품목을 선택(기획 의도)했다.
다른 사례로는 서울시의 정책브랜드 ‘서울한옥’의 굿즈가 있다. 서울시는 20년 이상 이어 온 한옥 관련 정책의 가치를 담아 올해 ‘서울한옥’ 정책브랜드를 개발했다. ‘오늘을 담는 집’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굿즈 등을 개발해 서촌 및 북촌 라운지에서 전시해 왔다.
지난 8월에는 정책브랜드의 가치를 스토리텔링하기 위한 굿즈로 공예를 선택해 작가와의 협업으로 10개의 굿즈를 개발했다. 한옥의 전통과의 연관성을 가진 ‘사랑(舍廊)’이라는 주제와 ‘공예’라는 형식, 한지·목재 등의 ‘재료’를 채택하고 정책브랜드의 가치를 확산한 점이 인상적이다.
시장은 초개인화되고 있고, 기업은 대퇴사 및 대이직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굿즈는 각자의 취향을 따라 흩어진 고객과 기업 가치를 체화해야 할 직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일상 속의 매개체다.
글을 마무리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생존’에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스타트업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가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늘 다룬 스타트업 브랜드는 모두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도 고유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브랜딩이란 겉포장의 기술이 아닌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하는 ‘생존’의 수단이다. 그래서 사업 전략과 브랜드 전략은 분리되지 않는다. 수도권 집중 및 인구 감소의 시대에 부산이라는 지역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도약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생존’이라는 키워드와 멀리 있지 않다. 브랜드 굿즈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기업과 기관에 브랜드 경험을 확장해 줄 신선한 딴짓의 아이디어가 가득하기를 응원한다.